1루 베이스 근처에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다음 이닝에는 사구가 날아들었다. 양쪽 더그아웃에서 고함이 오갔다. 선취점까지 내주면서 홈구장에 적막이 감돌았다. 그때 형님의 방망이가 세차게 돌았다. KT 포수 장성우(31)의 포효는 진짜다.
KT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12-3으로 대파했다. 지난 24일 광주 KIA전 승리 이후 8연승을 신고했고,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도 확보했다. 44승(27패) 고지도 밟으면서 2위권 그룹과 격차도 그대로 유지했다.
어려운 승부였다.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돌발행동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3회초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은 뒤 이용규와 상대했다. 10구 승부 끝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데스파이네가 1루로 달리던 이용규를 향해 고함쳤다. 이용규는 곧장 발걸음을 돌렸다. 둘은 머리를 맞대고 신경전을 벌였다. 코칭스태프가 나와 둘을 갈라놓았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상황은 3회말 다시 불이 붙었다. 2사 후 키움 선발 한현희의 초구가 조용호의 몸 쪽 깊숙한 코스로 향했다. 몸에맞는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두 번째 투구가 결국 조용호의 발끝을 강타했다. 조용호는 벌떡 일어나 마운드로 향했다. 양 팀 더그아웃은 바로 그라운드로 뛰어나올 채비를 마쳤다. 다행스럽게도 한현희가 모자를 벗고 사과하면서 두 번째 신경전이 끝이 났다. 다음 이닝에 3점을 내줬고, 데스파이네는 조기에 강판됐다.
경기를 내주게 된다면 팀 분위기 악화를 예상할 만한 일이었다. 그때 고참 장성우가 나섰다. 2-3으로 뒤진 6회말 장성우는 상대 불펜계투조 김성민에게서 투런포를 뽑아냈다. 1점차 역전을 이끄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순간 장성우는 더그아웃을 향해 슬쩍 웃어보였다. 분위기를 잡은 KT는 연달아 키움 마운드를 두들겼고, 8득점을 추가로 뽑아냈다.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시점, 장성우의 포효로 KT가 흐름을 되찾은 셈이다.
데스파이네의 돌발행동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연달아 파울로 커트를 해낸 타자를 향해 소리칠 만한 명분이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장성우의 외침은 팀을 일깨우는 한 마디였다. 장성우의 포효는 ‘진또배기’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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