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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감독님, 지금 '소통'하는 것 맞습니까? - 한겨레

4월25일 수원 롯데-케이티전에서 5-5 동점이던 9회말 2사 1,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김병희(KT)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흐릿한 실루엣이 허탈한 모습의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다. 롯데는 이 경기 이후 1승5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케이티 위즈 제공.
4월25일 수원 롯데-케이티전에서 5-5 동점이던 9회말 2사 1,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김병희(KT)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흐릿한 실루엣이 허탈한 모습의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다. 롯데는 이 경기 이후 1승5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케이티 위즈 제공.
몇 년 전의 일이다. 훈련장에서 만난 한 코치는 이런 말을 했다. “소통이요? 선수가 하는 말을 들어주고 답해주는 것 아닌가요. 지금도 소통 중인 거잖아요.” 하지만 코치가 간과한 게 있다. ‘들어주고 답하는 것’은 대화일 뿐 소통은 아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 ‘오해가 없음’에 방점이 찍힌다. 요즘 야구판의 최대 화두는 소통이다. 구단도, 감독도, 팬도 소통을 늘 강조한다. 소통한다고는 하는데, 정작 오해는 더 쌓여간다. 잘못된 방식 탓이다.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한 예다. 결정적 장면은 4월25일 수원 케이티(KT) 위즈와 방문경기에서 나왔다. 5-5인 9회말 2사2루에서 허 감독은 자동 고의4구를 냈다. 포스아웃 수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1루를 채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작전이다. 더군다나 9회말 끝내기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볼카운트가 이미 1(볼)-1(스트라이크)였다는 게 문제다. 자동 고의4구 작전이 필요했다면 이홍구가 타격에 섰을 때 곧바로 지시했어야 했다. 허 감독은 이후 “데이터를 확인하느라 타이밍이 늦었다”고 했다. 고의4구 통보 방식도 사뭇 아쉬웠다. 허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주심에게‘만’ 자동 고의4구 의사를 밝혔다. 순간 팀 마무리 김원중은 마운드 위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작전 타이밍이 늦었다면 허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가서 김원중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정면승부를 원하면 그대로 맡기거나 고의4구 작전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 그랬다면 롯데가 패했더라도 김원중의 마음마저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병희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글러브를 내동댕이친 김원중은 다음날 “(이홍구와 대결이) 자신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이후 롯데는 최하위권이던 한화에 3전 전패를 당하는 등 1승5패를 기록하며 꼴찌로 추락했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 기용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코칭 스태프 의견을 들었다”거나 “머리 하나보다 10개가 낫다”라는 말을 해왔다. 소통의 결과물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여러 다수에게 떠미는 것처럼 읽힌다. 스스로는 “최종 책임자는 감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말이다. 성민규 단장과의 계속된 파열음도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팀 성적이 바닥권이라면 적극적으로 구단과 소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오늘 지더라도 내일 이길 수 있는 로드맵을 잘 짜야 미래가 있다. 하지만 작년부터 믿는 선수만 믿고 있는 허 감독의 일방통행식 행보는 미래 로드맵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 2군을 적으로 둔 듯한 느낌마저 풍기니 말은 다했다. ‘소통’이라는 말만 넘쳐나는 소통 범람시대다. 누구나 “소통할 것”이라고 말하고 누구나 “소통한다”고 얘기한다.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소통이란 무엇일까. 설마 귀만 열었다고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심히 염려된다. 이 또한 오해라면 할 말은 없지만.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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