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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위디 보냈더니 더 큰 복병 나타난 오리온, 데빈 윌리엄스 아집에 한숨만 - 점프볼

[점프볼=잠실학생/민준구 기자] “자존심이 전부가 아니다.”

고양 오리온은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81-79로 승리했다. 원 포제션 싸움에서 약했던 그들에게 2점차 승리는 더욱 뜻깊었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선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모양이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개막 전부터 메인 외국선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제프 위디는 공격과 수비, 어느 면에서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결국 강을준 감독은 데빈 윌리엄스를 대체 영입하며 고민을 해결하려 했지만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떠안고 말았다.

강을준 감독은 윌리엄스에게 전투적인 플레이를 원하고 있다. 한눈에 봐도 탄탄한 근육을 갖춘 윌리엄스가 골밑을 지켜준다면 국내선수 전력이 탄탄한 오리온 역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한마디로 ‘예쁜 농구’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자존심까지 세다. 강을준 감독은 물론 선수들 역시 윌리엄스에게 상남자 같은 농구를 바라고 있지만 그는 거친 몸싸움을 피하고 그저 멋진 슈팅을 성공시키는 것만 고집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국가대표 휴식기 이후 치른 3경기에서 평균 14분 45초 출전, 10.0득점 8.0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 합류 초기만 하더라도 골밑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했던 그는 현재 미드레인지 점퍼, 3점슛을 주무기로 한 ‘슈팅 센터’로 전락했다.

현대 농구에서 포지션 불문 모두가 슈팅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하지만 빅맨이 오로지 슈팅만을 고집하는 건 어느 나라 리그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또 골밑 플레이를 하지 않는 빅맨을 반갑게 맞이할 지도자 및 선수도 없다. 현재의 윌리엄스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췄다.

SK 전에서의 윌리엄스는 터프한 겉모습에 비해 속마음은 여린 소녀와도 같았다. 골밑으로 들어가는 것에 겁을 먹었고 대부분의 공격 옵션을 미드레인지 점퍼와 3점슛으로 가져갔다. 덕분에 오리온은 윌리엄스가 투입되는 순간부터 코트 밸런스가 무너졌고 SK에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강을준 감독은 “(데빈)윌리엄스가 (자밀)워니와의 매치업에서 의욕만 앞섰다. 사실 우리 팀의 메인 외국선수는 (디드릭)로슨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윌리엄스가 오늘처럼 난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라며 혹평했다.

이어 “윌리엄스가 이 정도의 기량을 갖췄다면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까 농담으로 다른 외국선수를 찾아보라고 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 윌리엄스는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았음에도 교체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강을준 감독은 “윌리엄스가 교체될 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 하더라. 왜 교체되는지 설명을 해줘도 자기는 자존심 상하는 것만 생각한다. NBA 출신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 KBL이다. 결코 쉬운 리그가 아니다. 윌리엄스가 여기서 자존심을 세울 게 아니라 더 잘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늘은 너무 실망스러워서 평소에 쓰지도 않는 ‘할렘농구’라는 단어도 썼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윌리엄스와 한 팀이 되기 위해 손수 과일을 들고 방까지 찾아갔던 강을준 감독. 그러나 지금의 윌리엄스는 그런 강을준 감독의 마음을 완벽히 무시하고 있다.

선수들도 강을준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다. 주장 허일영은 “평소에 자주 대화를 나누는 편은 아니다. 플레이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은 아무래도 코칭스태프 쪽에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빨리 적응했으면 좋겠다.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도 세다 보니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본인 스타일을 떠나 팀에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는 아직 오리온의 진정한 선수가 아니다. 지난 전자랜드 전에 앞서 강을준 감독이 조나단 모트리에 대해 물었을 때도 거절했던 윌리엄스였다. 본인이 오리온의 일원이라고 생각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반응이다.

팀이 아닌 개인을 생각한다면 윌리엄스가 오리온에 남을 이유도, 오리온이 윌리엄스를 붙잡을 이유도 없다. 시간은 남아 있다. 윌리엄스가 바뀔 생각이 없다면 오리온 역시 빠르게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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