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21] 장대높이뛰기 일인자 진민섭 “경쟁자는 나 자신”
빌린 장대로 5m80㎝ ‘한국신기록’
도쿄서 10㎝만 더 끌어올린다면
종목 첫 올림픽 메달 노릴 수 있어
“체력, 특히 스피드 올리는데 중점
대회 연기? 덕분에 훈련시간 벌어”
꾸준한 연습으로 쌓은 ‘대담함’
도쿄 하늘서 ‘절정 기량’ 폭발 기대
러닝 훈련 중인 장대높이뛰기 선수 진민섭. 김도균 코치 제공
“내가 넘어야 하는 것은 바가 아니라 공포다.”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 장대높이뛰기 메달을 노리는 진민섭(29·여수시청).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붙어 있었다. 현재 대구에서 몸만들기가 한창인 진민섭은 한국 장대높이뛰기 최강자다. 지난해 5m80㎝를 뛰어넘어 개인 통산 8번째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그가 날아오르면 한국 기록이 깨진다. 한국 선수가 장대높이뛰기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진민섭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 현재 기록에서 10㎝만 더 올리면, 메달권으로 접어든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m15㎝를 넘어 세계 신기록을 26년 만에 갈아치운 ‘인간새’ 아르망 뒤플랑티스(22·스웨덴)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지난해 기록을 기준으로 2위는 미국의 샘 켄드릭스(6m02㎝). 세계 1·2위가 6m 바를 넘지만, 3위는 제이콥 우튼(미국)으로 그의 기록(5m90㎝)은 뚝 떨어진다. 진민섭이 5m90㎝를 목표로 삼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진민섭은 “체력과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전신의 근육을 써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의 일과는 단순하다. 오전 8시쯤 기상해 운동, 또 운동이다. 특히 더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스피드다.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바 쪽으로 달려가다 장대에 힘을 실어야 기록이 더 좋아진다. 여기에 공포감을 이겨내는 ‘대담함’은 진민섭의 강점이자, 더 키워야 할 키 포인트다.
“장대높이뛰기는 위험한 운동이다. 달리다가 장대를 꽂는 순간 공포감이 밀려온다. 이때 무서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방어적인 자세가 나오면 좋은 기록이 안 나온다. 장대가 덜 휘는 것이다. 나도 항상 공포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공포감을 이겨내는 순간 종이 한장 차이의 기량이 뿜어져 나온다.”
진민섭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김도균 코치 제공
2020년 7월 49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서 장대높이뛰기 1위를 차지한 진민섭. 대한육상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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