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진출 자격을 채운 나성범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했다. 그러나 마감시한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각)까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당초 나성범은 2019시즌 뒤 미국행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해 5월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 무릎을 다쳤고, 1년을 미뤘다. 나성범은 빠르게 복귀해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으로 부활을 알렸다.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잡은 나성범의 계약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라스는 '5툴 플레이어'란 나성범의 강점을 부각했다. 거물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박찬호, 류현진의 대형 계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MLB에서 평가한 나성범의 경쟁력은 생각보다 낮았다. 특히 부상 여파가 작지 않았다. 나성범은 2018년까지 연평균 14.8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3개에 그쳤다. 주루능력은 그대로였으나 부상 부담이 있는 도루 시도 자체가 줄었다.
수비력도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어깨는 여전히 강하지만 수비범위가 줄었다. 약점으로 꼽히던 높은 삼진율(25.3%)도 개선하지 못했다. 힘과 타격은 뛰어나도 활용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32세란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내야수인데다 젊은 김하성(26)이 고평가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시점도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로 지난해 관중 없이 정규시즌 60경기만 치렀다. 구단들의 재정악화는 심각하다. 상당수 구단이 직원들을 해고했을 정도다. 자연히 FA(자유계약선수) 시장도 얼어붙었다. 아직 트레버 바우어, 조지 스프링거, J.T 리얼무토, D.J 르메이휴 등 거물 FA들도 계약을 하지 못했다.
미국 매체 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이번 겨울 시장 상황은 힘들어 보이고 나성범은 구단들이 관심을 갖기에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FA 시장이 느리게 진행되는 가운데 30일의 포스팅 기간도 불리했다"고 짚었다.
나성범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며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다음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돼 다시 한 번 미국행에 도전할 수 있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원소속구단 NC로선 나성범의 잔류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동욱 NC 감독이 "나성범은 나성범이다. 대신할 선수는 없다"고 할 정도로 팀내에서 나성범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드류 루친스키, 애런 알테어 재계약에 성공한 NC는 전력누수 없이 이번 시즌을 치르게 됐다. 나성범은 "2021시즌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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